아프리카 기아 해결 프로젝트 이끄는 도르테 버너 담당관
“곤충은 앞으로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식량난을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겁니다. 그 중심에 한국이 서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계은행에서 아프리카지역의 기아 해결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도르테 버너 담당관(농업경제학자·사진)은 지난 10~11일 한국의 곤충산업 현장을 둘러본 뒤 이같이 말했다. 버너 담당관은 아프톤 할로람 박사, 나나 누스 박사 등 식용곤충 분야 전문가 2명과 함께 한국의 곤충산업 현장을 방문했다.
11일 오후 대전 유성구 유성호텔에서 곤충을 이용한 양식 코스요리를 시식한 버너 담당관 등을 만났다.
아프리카 분쟁지역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는 버너 담당관은 “인류는 현재 급격한 기후변화와 환경변화 속에 농지가 줄어들면서 커다란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현재의 식량 생산 시스템으로는 전 지구의 인구를 먹여살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인류를 먹여살릴 수 있는 유용한 식량자원으로 곤충을 꼽고 있다”면서 “곤충은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후 및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높을 뿐만 아니라 같은 양의 단백질을 생산하는 데 드는 토지사용량이 적다는 측면에서 지속 가능성이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2050년쯤 90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세계 인구의 먹거리로 최근 곤충이 주목받는 이유다.
예로 소고기는 1㎏을 얻기 위해 10㎏의 사료가 들지만 곤충은 1.7㎏에 불과할 정도로 효율적이다. 이에 따라 관련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올해 곤충 단백질의 세계 시장의 규모가 1억4400만달러(약 1690억원)로 연평균 45% 성장하며 2025년에는 13억3600만달러(1조5657억원)에 이를 것으로 지난달 보고서에서 예측했다. 특히 귀뚜라미의 경우 9가지 필수 아미노산과 아연, 비타민 B12, 철, 칼슘, 마그네슘 등이 풍부해 우유의 대용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버너 담당관은 “곤충을 대량으로 생산해 가공·유통시킬 수 있는 역량과 경험을 갖고 있는 한국의 곤충산업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개발해온 곤충 관련 연구업적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장하는 한국의 곤충산업은 앞으로 세계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아프리카 기아 해결 프로젝트에 결정적인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버너 담당관은 스마트폰과 5G 등 한국의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곤충산업에 접목한다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